진도 명량대첩로는 예로부터 물살이 거세기로 유명한 난행량 가운데 하나로 <울돌목>이라 불린다. 지리적으로는 동해와 남해에서 서해로 항해하는 항로의 지름길로서 선사시대 이래 현재까지 수많은 배가 왕래하는 서해안의 주요 해상항로이다. 고려에서 조선 시대까지 이어지는 약 천년 동안에는 전라·경상도 지역에서 거두어들인 세곡과 화물을 실어 나르던 배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. 이곳에서 고려시대 삼별초가 여몽연합군과 맞서 싸웠으며, 임진왜란의 주요 해전인 '명량대첩'(1597년)이 일어났다. 수중발굴해역의 남쪽에 있는 벽파항은 과거 벽파정이 있었던 곳이며, 그 인근에서 중국 송‧원나라시대 국제교류의 증거인 진도 통나무배가 발굴되기도 하였다.
수중발굴 해역은 '울돌목'에서 남동쪽으로 약 4km 떨어진 곳으로, 2011년 이 해역의 유물을 인양한 도굴범이 잡히면서 알려졌다.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2년부터 2020년까 7차례 진행된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원삼국 시대부터 고려, 조선, 근현대 이르는 토기, 도자기, 무기류, 청동거울, 닻돌, 생활용품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 790여 점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. '청자 기린모양 향로뚜껑'과 같은 고려 시대 고급 상형청자가 대표적이며, 이외에도 쇠뇌의 방아쇠, 청동거울, 백자, 도기호, 닻돌 등 다양한 유물이 확인되었다. 조선시대의 유물로는 명량대첩에서 사용된 '소소승자총통(小小勝字銃筒)' 3점과 석환 등이 발굴되었다. 이뿐만 아니라 토기, 골각(骨角), 중국 선박의 닻돌, 송나라 동전 등도 인양되어 해양교류와 해전역사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. 명량대첩로 해역은 유물이 넓은 범위에 흩어져 묻혀있고, 물속에서 시야(0~0.5m)가 확보되지 않아 장기적인 조사가 필요한 곳이다.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명량대첩로 해역의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해양문화유산의 보존‧보호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.